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극심했던 지난 2월 주식회사 법인이 최근 10년새 가장 많이 설립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2월과 비교하면 50% 증가했다는 소식이 있다. 금융과 실물 경제의 위기 속에서도 이후의 미래를 내다보고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려는 기업가 정신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즉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긍정적 역설이 드러난 것이다.
또한, 개미들은 '동학개미운동' 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현상까지 발생시키면서, 증시의 추가 하락을 막는 안전판의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20~30대로 주식 투자 경험이 없는 개미들은 인생의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불나방처럼 주식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아마도 증시의 V자 반등 또는 U자 반등에 베팅하는 것이다.
그러면, 과연 코로나 펜데믹 이후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는 신속히 회복할 수 있을까? 모건스탠리와 맥킨지는 코로나19 진압 시점에 따른 세계 경제 전망을 3가지 시나리오로 정리했다.
시나리오 1. 조기 종식
코로나19가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으로 발전하지 않고 해결된다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중국 경제는 3월부터 정상 가동되기 시작하고 한국, 일본, 이탈리아 등 주요 발병국가의 역내 확산이 1~2분기 내로 진정되는 경우다.
이 경우 경제적 피해는 제한적이다. 1분기 주요 경제지표 부진은 피할 수 없겠지만 2분기부터 회복된다는 것. 모건스탠리는 이 경우 증시도 2분기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회복할 것이라며 순이익 대비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시나리오 2. 제한적 경기 둔화
가장 현실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코로나 피해가 2~3분기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 경우 글로벌 경기 둔화를 피할 수 없는데, 맥킨지는 소비심리가 3분기까지도 얼어붙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는 상반기 세계 경제성장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인 2.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항공, 관광, 호텔 산업이 장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시나리오 3. 팬데믹에 따른 경기 침체
코로나가 팬데믹이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2분기까지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2020년 전반에 걸친 글로벌 경기 침체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미국에서는 기업의 신용 리스크가 높아지고 실업률이 현재 3%대 중반 수준에서 2%포인트 더 오를 수 있다. 증시는 S&P500지수를 기준으로 현재 3003.37에서 2750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불행히도 시나리오 1의 가능성은 낮으며 시나리오 3으로 갈 확률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는 미국의 실업률이다. 3월 27일 미국 노동부가 3월 셋째 주 실업수당 신청 건수를 밝혔는데, 그 숫자는 무려 328만 3천 건이었다. 그 전주에 비해 12배 늘었고,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5배나 많은 수치로, 미국 노동부가 실업수당 통계를 집계한 1967년 이후 최고치이다. 실업률 3%로 반세기 만의 최저 실업률을 자랑했던 미국 고용시장의 호황도 사실상 끝났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확진자 숫자는 12만건으로 이미 중국을 넘어 세계 최고치이고, 사망자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외출금지명령으로 인한 사회적 격리가 엄격히 지켜지지 않는다면 4~5월까지는 확산세가 꺽이지 않을 수 있고, 확산세가 꺾이더라도 코로나 치료제 또는 백신의 효과가 임상실험에서 입증되지 않는 이상 활발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기 어려울 수도 있다.
21세기의 흑사병이라고 불리는 코로나 펜데믹은 미증유의 현상으로써, 현재로서는 피해의 전망이나 해결책 등 그 무엇에 대해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낙관적 시나리오도 좋지만 현상을 냉정하게 있는 그대로 보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대비하면서 투자와 기업활동을 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일 것이다.
너무 낙관적으로 사태의 종식을 기대하면서 빠른 시점에 투자나 기업활동으로 현금을 소진하기 보다는 조금 더 긴 호흡으로 기다리는 자세가 위험을 헷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즉, 현재 시점에서는 개별 주식들에 대한 포트폴리오 뿐만 아니라 시간에 대한 포트폴리오도 중요하다고 판단되므로, 투자 금액을 배분하여 일정한 기간 마다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 위험과 가격의 변동성을 헷지시키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고, 기업가들도 보다 긴 호흡으로 현금 지출과 유입을 예상하고 관리해야만 도산의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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