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의 사례들

@Editor 2020. 4. 18. 08:59
반응형

파괴적 혁신 이론으로 비즈니스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던 故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교수는 혁신의 방법을 ‘존속적 혁신’과 ‘파괴적 혁신’으로 구분하고, 성공적인 신생기업은 ‘파괴적 혁신’으로 선도기업을 퇴출시킨다고 주장했다.

선도기업이 주력시장 제품개선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 필요 이상의 성능 및 고가판매에 몰두하는 존속적 혁신에 중점을 두는 반면 신생기업은 눈에 띄지 않는 미미한 혁신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 후 점차 중가-고가-하이엔드 제품 시장까지 확장하여 진출하는 전략을 구사하여, 점진적으로 선도기업을 무너뜨린다는 것이다.

 

파괴적 혁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핵심적인 메시지는 무엇일까?

첫째, ‘Low-end 혁신’의 강력한 파괴력과 위험성이다.

선도기업이 무너지는 균열 포인트는 가격이 저렴하여 시장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사각지대, 즉 ‘Low-end’에서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Low-end 혁신은 고사양 프리미엄 제품에 불필요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려는 고객에게 ‘성능을 단순화해 싼 가격에 제공’하려는 혁신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수익률도 낮고, 시장크기도 작아서 선도기업이 무시하게 되는 그 ‘틈새’를 신생기업은 저가로 진입해 공략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철강회사 뉴코어가 그 사례이다. 1960년대 소규모 철강회사였던 뉴코어는 철광석과 연료탄을 녹이는 일반고로와 달리 고철조각을 녹여서 쇳물을 제조하는 소위 미니밀(mini mill) 부문에 집중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이 영역에서 저가혁신을 통해 극강의 효율화 역량을 갖춘 이후 점차 메이저 철강업체가 주력으로 하고 있었던 하이엔드 영역으로 확장했다. 결국, 미국을 넘어 글로벌 철강 시장을 재편했고, 현재 뉴코어는 세계 철강업계을 주도하는 Top 철강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스마트폰을 제조원가 수준에 판매하는 전략을 채택해 돌풍을 일으킨 후에 현재는 고기능 스마트폰 제품과 각종 가전기기를 제조하는 종합 전자회사로 성장한 중국의 샤오미의 사례도 바로 파괴적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아마존이 초기 온라인 서점을 공략함으로써 기존 자이언츠인 반즈&노블을 퇴출시켰던 사례도 이와 유사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나인트리 호텔 체인도 로엔드에서 시작하는 혁신으로 볼 수 있다. 특급호텔과 유사한 호텔시설을 갖추면서도, 이용율이 낮고 관리비용이 많이 드는 수영장이나 컨시어지, 룸서비스 등을 없애 숙박료 거품을 대폭 줄인 것이다. 2012년 명동점을 시작으로, 2016년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한국 관광중단에 따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명동2호점, 인사동점, 동대문점까지 성공적으로 체인점을 늘려나가고 있다.



둘째, 非소비자를 겨냥한 신시장 창출의 가능성이다.

기존 상품이 비싸거나 전문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지 않았던 非소비자들을 타겟으로 하여 편리성, 휴대성, 가격 접근성 등 특정 가치를 강조하여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소비자들을 소비시장에 끌어들여 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기존 제품의 대표속성 측면에서도 보면 성능이 다소 낮을지라도 새로운 속성측면에서는 꽤 높은 성능을 갖춤으로써 이에 열광하는 非소비자를 공략한다는 의미입니다.

초기의 넷플릭스는 우편을 통한 DVD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던 업체였지만, 블록버스터 등 메인업체가 관심을 가지지 않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진출하여 대여 서비스를 귀찮게 여겼던 非소비자를 공략하며 현재 세계 미디어 콘텐츠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CEO는 “내 성공의 상당 부분은 클라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에게 빚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캐논의 개인용 복사기도 좋은 예이다. 1959년대에 제록스는 복사기를 발명하여 1970년대에는 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하는 등 복사기의 대명사로 불렸지만, 성능은 좋지만 가격이 비쌌기 때문에 기업에서나 보유할 수 있었고 개인들은 소유할 수 없었다. 그러나, 1980년대 캐논은 복사 품질과 속도 등 성능이 떨어지지만 가격이 저렴한 개인용 복사기를 출시하여 개인용 복사기 시장을 창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조금씩 제품을 개선하여 1990년대에는 캐논이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또 다른 성공사례로는 포드의 모델 T를 들 수 있다. 초기에 개발된 자동차는 자동화 방식으로 제조되지 않아서 가격이 비쌌기 때문에 귀족이나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헨리 포드는 자동차 제조방식에 있어서 표준화 공정을 도입함으로써 가격을 낮췄고, 근로자들의 임금을 대폭 향상시켜서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도록 수요를 창출했다. 이러한 포드의 노력으로 모델 T는 일반 대중들을 차량 구매자로 만들어 자동차의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