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OTT 서비스의 폭발적 성장, 그러나 콘텐츠가 본질이다.

@Editor 2020. 4. 2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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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OTT 서비스의 성장: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퀀텀 점프를 하고 있음

OTT(Over The Top)는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를 일컫는다. OTT는 전파나 케이블이 아닌 범용 인터넷망(Public internet)으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OTT 서비스가 등장한 배경에는 초고속 인터넷의 발달과 보급이 자리잡고 있다. 대부분의 OTT 서비스들은 2000년대 중·후반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구글은 2006년에 유튜브를 인수했고, 넷플릭스는 2007년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애플은 2007년부터 애플TV를 선보였다. 

특히, 미국의 경우 케이블 TV의 월 이용료가 비싸서 100달러를 넘는 일이 다반사였으므로, 저렴한 구독료 또는 필요한 콘텐츠만 유료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무기로 한 이들 OTT 플랫폼의 방송 시장 공략은 성공적이었고, 그 결과 2013년에는 유료 OTT 플랫폼 1위인 넷플릭스가 미국 최대 케이블방송 HBO의 가입자 수를 넘어서게 되었다.

미국의 경우에는 방송 서비스 플랫폼 경쟁의 무게추가 케이블에서 OTT로 넘어오고 있었지만, 유럽이나 아시아의 경우는 아직 전통적인 방송 플랫폼이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 펜데믹 사태로 인해 외출금지 명령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적극 시행되면서 집 안에서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사람들이 대폭 증가했다. 지난 1분기의 넷플릭스 신규 유료 가입자 수는 업계 예상 747만명보다 두배 이상 많은 1577만명이었다. 지역별로는 유럽·중동·아프리카의 가입자 수가 695만명 늘었고, 아시아·태평양에서도 360만명 증가했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넷플릭스의 미국 외 시장에 대한 공략이 본격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넷플릭스의 1분기 실적도 시장의 기대치를 부합하는 수준이었다. 매출액은 57억 7000만달러, 영업이익은 9억 6000만달러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7.6%, 108.7% 증가했다. 즉, 언택트 사회가 성큼 다가오면서 이제는 전통적인 방송 서비스, 극장 등을 이용하는 대신 OTT 서비스를 통해 언제든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2. 넷플릭스에 대한 대응 필요성: 기업간 합종연횡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음

넷플릭스의 국내 가입자 숫자가 300만명에 도달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주요 콘텐츠 들도 넷플릭스에 오리지널로 최초 공급되는 사례(국내 드라마 제작사 에이스토리가 제작한 킹덤 등)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극장들이 개점휴업하거나 아예 셧다운 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일부 영화(사냥의 시간 등)들은 넷플릭스에서 개봉하기도 하였다. 이들 오리지널 콘텐츠의 파워와 해외의 유명 콘텐츠를 이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많기에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폭발적인 속도로 늘어나는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힘을 합쳐 웨이브를 출범시켰다. 즉, 지상파 3사가 운영하던 푹과 SK텔레콤이 운영하던 옥수수가 합쳐져서 2019.9.18부로 웨이브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또한, 케이블의 왕자인 CJ ENM은 새로운 콘텐츠의 강자 JTBC와 엽합하여 티빙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티빙 사업부를 분할한 후에 신설법인에 JTBC가 투자를 동참하는 형태로 합작법인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합작법인의 1대 주주는 CJ ENM, 2대 주주는 JTBC로서 올 상반기 내에 법인 설립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국의 넷플릭스라고 불리는 왓챠플레이도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미 구독자 500만명, 콘텐츠 5만건 이상을 확보한 왓챠플레이는 넷플릭스에 비해서 영화, 국내 드라마, 예능, 일본 컨텐츠 쪽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4K 고화질 서비스도 확대 제공하는 등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3. 시사점: OTT를 포함한 방송 플랫폼 경쟁은 결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쟁력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OTT 플랫폼은 기존 지상파-케이블에 이은 새로운 형태의 방송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초고속 인터넷 망이 구비 완료되면서 이제는 TV 수신기를 설치하지 않더라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OTT 플랫폼을 통해 전국 어디에서나 방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과거 지상파의 경쟁(KBS, MBC, SBS 등)이 치열했던 시기가 있었지만, 그들만의 경쟁은 케이블 사업자의 등장으로 인해 케이블 사업자 종합편성채널(케이블TV와 위성방송, IPTV 등을 통하여 뉴스·드라마·교양·오락·스포츠 등 모든 장르를 방송하는 채널) 사업자들(JTBC, 채널A, TV조선 등)의 등장으로 더욱 치열하게 심화되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서 OTT 플랫폼의 등장으로 방송 서비스 사업자들은 넷플릭스, 유튜브 등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즉, 방송 서비스의 플랫폼이 점점 진화하면서, 새로운 경쟁자들이 더욱 많이 출현하고 있으며, OTT의 경우 강력한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진입하면서 국내 방송 서비스 시장은 더욱 치열한 경쟁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 서비스에 있어서 본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콘텐츠이다. 방송을 제공하는 자가 누구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떠한 콘텐츠를 제공하는지가 더 중요한 것이다. 조선일보나 TV조선에 대한 청장년층의 막연한 비호감에도 불구하고 미스터트롯이라는 프로그램이 공전의 히트를 친 사례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즉, 어떠한 방송 플랫폼이라도 핫한 콘텐츠, 경쟁력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여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방송 플랫폼이 다양화되고 그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 진다면, 결국 퀄리티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얻기 위한 수요와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자체 역량이나 관계사를 통해 좋은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확보할 수 있는 방송 플랫폼이 결국에는 경쟁우위에 서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CJ ENM은 자체 역량이나 자회사인 스튜디오 드래곤을 통해 좋은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고, JTBC는 자회사인 제이콘텐트리를 통해 좋은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므로 향후 이들 연합군이 제공하는 티빙의 선전이 예상된다. 또한, 최근에 출시한 디즈니의 OTT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5개월만에 5천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사실이 이러한 논증의 근거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방송 플랫폼 사업자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유망한 분야는 방송 플랫폼 사업보다는 콘텐츠 창작 사업이라고 본다. 좋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면, 과거보다 더욱 비싼 가격으로 다양한 형태의 방송 플랫폼에 콘텐츠를 판매하여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