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거경궁리(居敬窮理)

@Editor 2020. 3. 14. 09:01
반응형

급변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생각만 하다보면, 주위를 둘러볼 마음의 여유를 잃게 된다. 

나 자신의 경우도 언제부터인가 나와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 나와 함께 생활하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심을 잃고 살았던 것이 아닌지, 나의 잘못을 느끼게 된다. 그것도 안타깝게도 관계가 서먹해지거나 소홀해진 후에. 

이럴 때 다시 한 번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해 본다. 내 마음과 이성을 동시에 옳은 방향에 놓이도록 관리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나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과 나의 우주,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과 그들의 우주, 양자를 잘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다시 한 번 고민해 본다.   

거경궁리(居敬窮理): 주자학의 수양의 두 가지 방법인 거경과 궁리.

거경이란 내적 수양법으로서 항상 몸과 마음을 삼가서 바르게 가지는 일이며,

궁리란 외적 수양법으로서 널리 사물의 이치를 궁구하여 정확한 지식을 얻는 일.

 

거경궁리란 사람과 사물을 지극히 공손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대하는 상태인 경(敬)에 거(居)하면서 궁리, 즉 사색하는 것이다. 이 거경궁리는 사서삼경 중 사서에 속하는 대학(大學)의 격물치지에서 발전한 것이다.

거경궁리의 핵심인 경(敬)에는 유사시(有事時), 즉 사람·사물·일을 대할 때나 무사시(無事時), 즉 홀로 있을 때를 따지지 말고 지극히 공손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살아야 된다는 가치가 내포돼 있다.

출처 : 중부매일(http://www.jbnews.com)

퇴계 이황은 ‘거경궁리’의 이론을 체계화하였다. 그의 이론은 <천명도 天命圖>에 반영되었고, ≪성학십도 聖學十圖≫가 저술되었다. 이황은 학문의 시종을 경으로 생각하고, 일상 생활도 경으로 실천하였다. 거경과 궁리는 똑같이 중요하다. 궁리가 능하면 거경에 대한 공부가 날로 진척되고, 거경 공부가 능하면 궁리 공부가 날로 치밀해지는 서로의 관련을 갖는다.

이황은 나를 낮추고 남을 인정하는 경의 철학으로 일관한 큰 어른이다. 제자들의 회고에 따르면 그는 제자들을 늘 벗 대하듯이 하였다고 한다. 비록 어린 제자라도 이름을 부른다거나 하대하지 않았으며, 보내고 맞을 때에도 항상 ‘경(敬)’의 자세를 잃지 않았다. 항상 드나들며 배우는 제자일망정 반드시 자리에서 일어나 절을 받았다. 자신의 목숨이 다한 것을 직감한 퇴계는 숨을 거두기 나흘 전에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을 모아놓고,“평소에 올바르지 못한 견해를 가지고 종일토록 강론한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었다.”는 마지막 인사까지 잊지 않을 만큼 경의 정신으로 일관한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