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윈도우 시리즈로 전 세계 IT 시장을 호령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바일 시장 성장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2010년부터 애플에게 IT 업계 1위 자리를 내주고 만다. 한 때 700조 원이 넘었던 시가총액은 2010년에는 250조 원까지 줄어들었다.
사티아 나델라는 1992년에 MS에 입사해 2014년에 CEO가 되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엔 패배감이 팽배했고, 직원들은 회사가 제대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가득했다. 회사 내에는 뿌리깊은 엘리트주의와 부서 간의 권력다툼과 불필요한 경쟁이 가득했으며,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MS는 비지니스 환경에서도 위기에 봉착해 있었다. 주력 시장이었던 PC 시장은 침체되고 있었고, IT 업계의 흐름인 모바일(스마트폰, 태블릿PC, 모바일 운영체제 등)에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과 5~6년이 경과한 2020년 현재 MS는 다시 전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MS는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분야를 선도하는 업체로 변신했다.
과연 사티아 나델라는 어떤 방법으로 MS를 부활시킨 것인가?
첫째, 시대 흐름을 읽고 MS가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였다.
나델라는 기업의 슬로건을 ‘클라우드 퍼스트’로 선언하고 B2C 시장보다 B2B 시장에 집중하며 재기의 기회를 엿보기로 결정했다. 이에 반해 별 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모바일 및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은 과감하게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IT 시장은 B2C의 경우 모바일로 흘러가고 있었지만, B2B의 경우 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돕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었다. 때문에 전사의 모든 역량을 클라우드 관련 신 기술을 개발하고, 출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러한 나델라의 노력이 결실을 거뒀고, 결국 클라우드 시장에서 MS는 인프라 서비스 부문에서 아마존에 이어 2위, 인프라, 플랫폼, 소프트웨어 등 모든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합 집계한 부문에선 1위를 차지하게 된다.
둘째, 직원들에게 왜 일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잃어버린 MS의 창업정신을 다시 한 번 일깨운 것이다.
그는 구성원들에게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존재하는가?”, “우리는 왜 일하는가?”라고 반문하며 그들의 ‘영혼’에 호소했다.
빌 게이츠 회장 시절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가정에 PC’를 이라는 사명으로 구성원들의 마음을 한데 모았으나, 모바일 시대의 도래는 새로운 방향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에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 비전을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임파워한다”로 재정의하면서, 강력한 기술을 누구나 쓸 수 있게 함으로써 기술을 민주화한다는 일의 의미를 조직원들의 마음에 심었고, 이것이 새로운 MS의 조직문화가 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셋째, 기업의 이익뿐만 아니라 공공의 이익 또는 사회적 가치도 동시에 고려하였다.
나델라는 난독증을 미리 진단하고, 산불 확산을 막는 것처럼 클라우드 기술도 숭고한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델라 사장과 고위 관리자들은 팀을 나눠 병원, 학교, 중소기업 등 고객들을 방문하고 그들의 고민을 함께 들으며, 해결방법을 찾고자 노력하였다.
또한, 나델라는 2014년 사장 부임 두달 후 오랜 앙숙관계였던 애플에 러브콜을 보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 동안 MS 제품에만 작동하게 제한했던 자사의 핵심제품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도 오픈해 쓸 수 있게 한 것이다. 아이폰에서 오피스가 돌아간다면 아이폰의 가치도 올라가겠지만, MS오피스의 가치도 올라갈 것이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편리해 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뒤이어 리눅스와 제휴한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한때 독점 소프트웨어를 꿈꾸었고, 공개 소프트웨어인 리눅스는 눈엣가시였기 때문이다.
나델라는 “게임이론에선 협력을 제로섬 게임으로 묘사하지만, 나는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대로만 하면 모든 사람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나델라 사장이 가장 좋아하는 말은 “기술이란 그것을 만든 사람들의 영혼의 총화"이다. 그는 위대했던 MS가 잃어버렸던, 회사의 구성원들이 일하는 목적과 의미를 재정의해서 구성원들의 가슴에 다시 혼을 불어넣은 위대한 경영자라고 평가할 수 있다.
사티아 나델라의 아래 조언들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업계(IT)는 전통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혁신만을 존중할 뿐입니다.” - CEO 취임 후 첫 날 MS 전 직원에게 보낸 서신
“열정을 가지고 담대해지세요. 그리고 배움의 끈을 놓지 마세요. 배움을 멈추는 순간 생산적인 활동도 같이 멈추게 됩니다.” - 인도의 신문 데칸 크로니클 인터뷰
“MS에 SQL 서버 개발자(온프레미스 시스템, 과거의 유산)는 없습니다. 애저(클라우드 서비스, 미래의 먹거리) 개발자만 있습니다.” - 포브스 인터뷰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으면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 와이어드 인터뷰
”기업이 성공하려면 두 가지가 중요합니다. 첫 번째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참고 견뎌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스타트업의 정신입니다.” - 비즈니스인사이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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